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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로
온천

말없이 앉은 부부에게서

온천 휴게실 평상, 귤 반쪽과 식혜 한 컵을 말없이 나누던 부부. 그 침묵이 우리 집 식탁의 조용함과 무엇이 다른지 생각하게 됐다.

경남 창원에서 조선소 사무직으로 일하는 쉰넷 독자가 보내온 사연을 바탕으로 나들로가 각색한 글입니다.

작년 가을, 회사 워크숍을 마치고 혼자 남아 근처 온천에 들렀다. 목욕을 마치고 휴게실 평상에 앉아 있는데 건너편에 일흔은 넘어 보이는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신문을 펴 들었고, 아내는 귤을 까고 있었다.

이십 분쯤 지켜봤을까. 두 사람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내가 귤을 반으로 갈라 남편 무릎 위에 올려 두면, 남편은 신문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집어 먹었다. 식혜 한 컵을 두 사람이 번갈아 마셨다. 컵이 비자 남편이 일어나 다시 채워 왔다. 역시 말없이. 이상하게 그 장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우리 집의 조용함은 달랐다

그 무렵 우리 부부도 말이 거의 없었다. 두 아이가 대학 때문에 집을 떠난 뒤로 식탁에서 할 말이 줄었다. 나는 야근이 잦았고, 아내는 아내대로 친정어머니 병원을 오갔다. 저녁을 먹으며 둘 다 텔레비전만 봤다. 조용하다는 점에서는 평상 위 부부와 같았다.

그런데 우리 집의 조용함은 무거웠다. 무슨 말이든 꺼내면 서운한 얘기가 줄줄이 따라 나올 것 같아 서로 입을 닫고 있는 쪽에 가까웠다. 평상 위 두 사람은 할 말을 참는 얼굴이 아니었다. 굳이 할 말이 없는 얼굴이었다. 귤 반쪽, 식혜 한 컵이면 충분한 사이.

한 달 뒤, 같은 평상

집에 와서 아내에게 그 부부 이야기를 했다. 아내는 "그래서?" 하고 웃었다. 나는 다음 달에 거기 같이 가 보자고 했다. 몇 년 만에 내가 먼저 꺼낸 나들이 얘기였다.

한 달 뒤 우리는 그 온천에 갔다. 남탕과 여탕으로 갈라져 각자 씻고 휴게실에서 다시 만났다. 아내가 식혜 두 컵을 사 오려는 걸 붙잡고 한 컵만 사자고 했다. 아내는 별일이라는 듯 쳐다보더니 컵을 내 쪽으로 내밀었다.

우리는 그 평상에 앉아 한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내가 반쯤 마신 컵을 밀어 주었고, 나는 남은 걸 다 마셨다. 빈 컵을 들고 다시 채우러 일어난 건 나였다.

자주 묻는 질문

부부가 함께 온천에 가면 어디서 같이 쉴 수 있나요?
+
대중탕은 남녀가 나뉘지만 휴게실이나 찜질 공간을 함께 쓰는 곳이 많습니다. 처음부터 같이 쉬고 싶다면 가족탕을 예약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온천 휴게실은 입욕 요금만 내면 쓸 수 있나요?
+
입욕 요금에 휴게실 이용이 포함된 곳도 있고, 찜질 요금을 따로 받는 곳도 있습니다. 접수할 때 확인하세요.
#온천#부부#침묵#관계#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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