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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로
온천

말없이 앉은 부부에게서

온천 앞마루에 나란히 앉아 아무 말 없던 노부부. 그 침묵이 왜 그렇게 편안해 보였는지, 오래 생각했다.

어느 온천에서였다. 목욕을 마치고 앞마루에 앉아 바람을 쐬는데, 옆에 나이 지긋한 부부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은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침묵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았다.

말이 없는데 어색하지 않았다

보통 사람 사이의 침묵은 어색하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생긴다. 그런데 그 부부의 침묵은 달랐다. 굳이 채우지 않아도 되는, 이미 꽉 찬 고요였다.

한 사람이 식혜를 마시면, 다른 사람이 말없이 그 컵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그 작은 동작 하나에, 함께 산 수십 년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함께 있어도 괜찮은 침묵

젊을 때 나는 사랑이란 끊임없이 말하고 확인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말이 없으면 사이가 나쁜 거라고 여겼다.

  • 젊은 사랑은 말로 서로를 확인한다
  • 오래된 사랑은 침묵 속에서도 안심한다
  • 함께 조용히 있을 수 있다는 건 관계가 깊다는 증거다

그 부부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곁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침묵이 불안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는 자주 말로 다퉜다

돌아보면 나는 곁에 있는 사람과 참 많이도 말로 다퉜다. 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말이 많아서였다. 서운한 걸 참지 못하고 내뱉었고, 그 말이 또 다른 말을 불렀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마음은 말로 잘 전해지지 않았다.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은 늘 목에서 걸렸다. 쓸데없는 말은 넘치고 정작 필요한 말은 모자랐다. 그 부부의 침묵을 보며 나는 그런 나를 돌아봤다.

나는 그런 침묵을 가졌나

집에 돌아와 나는 오래 곁에 있어 준 사람을 떠올렸다. 우리 사이에는 그런 편안한 침묵이 있었던가. 아니면 서운함으로 채워진 침묵이었던가.

온천 앞마루의 그 부부는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많은 걸 가르쳐 줬다. 좋은 관계란 결국, 말없이 나란히 앉아 있어도 편안한 사이라는 것을. 그런 침묵 하나 가지려고, 우리는 그 긴 세월을 함께 걷는지도 모른다.

그날 이후 나는 곁에 있는 사람과 말없이 앉아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가고 있다. 말로 채우지 않아도 편안한 사이. 나도 그런 침묵을 갖고 싶어졌으니까.

자주 묻는 질문

온천은 부부가 함께 즐기기 좋나요?
+
네. 격한 활동이 아니라 함께 쉬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여가라, 오래 함께한 부부의 나들이로 특히 잘 어울립니다. 남녀 탕이 나뉘어 있어 중간에 각자 시간을 갖고 만나는 재미도 있습니다.
온천 나들이를 어떻게 계획하면 좋을까요?
+
탕만 다녀오기보다 근처 산책로나 식사를 곁들여 반나절 코스로 느슨하게 잡으면, 서두르지 않고 온전히 쉴 수 있습니다.
#온천#부부#침묵#관계#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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