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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로
온천

겨울 김 속에서 천천히

찬 공기 속에 피어오르는 온천의 김을 바라보고 있으면, 빨리빨리 살아온 지난날이 조금 부끄러워진다.

겨울 온천에는 여름에 없는 것이 있다. 김이다. 찬 공기와 만난 뜨거운 물이 하얗게 피어오르는 그 김을, 나는 오래 바라보곤 한다. 그러고 있으면 마음속에서 이상한 말이 올라온다. 좀 천천히 살아도 됐잖아.

빨리빨리 살아온 사람

나는 빨리빨리의 세대다. 뭐든 서둘렀고, 남보다 뒤처질까 늘 조급했다. 밥도 급하게 먹고, 걸음도 빨랐고, 쉬는 것조차 죄스러웠다. 그렇게 사는 게 성실한 거라고 배웠다.

그렇게 도착한 지금, 무엇이 그리 급했나 싶다. 서두른다고 더 멀리 온 것 같지도 않다. 다만 지나온 길의 풍경을 제대로 본 기억이 별로 없을 뿐이다.

김은 서두르지 않는다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김을 본다. 김은 급할 게 없다. 천천히 피어올라, 천천히 흩어진다.

  • 뜨거운 물은 서서히 몸을 데운다
  • 급하게 데우려 하면 몸이 상한다
  • 좋은 것은 대개 천천히 온다

빨리 데우려고 뜨거운 탕에 오래 앉아 있으면 오히려 어지럽고 지친다. 몸을 데우는 일조차 서두르면 안 된다는 걸, 온천은 몸으로 가르쳐 준다.

찬 것과 뜨거운 것 사이에서

겨울 노천탕의 묘미는 대비에 있다. 얼굴에는 찬 바람이 닿고, 몸은 뜨거운 물에 잠겨 있다. 그 극단의 두 감각 사이에 앉아 있으면, 이상하게 정신이 맑아진다.

살면서 우리는 늘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려 한다. 뜨겁게만, 혹은 차갑게만. 그런데 겨울 온천은 그 둘이 함께일 때 가장 좋다는 걸 알려 준다. 뜨거움만으로도, 차가움만으로도 안 되는 것. 어쩌면 삶의 균형도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남은 날은 천천히

찬 바람 속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보며 나는 다짐 비슷한 걸 한다. 남은 날은 좀 천천히 살아 보자고.

밥도 꼭꼭 씹고, 걸음도 늦추고, 쉬는 걸 죄스러워하지 말자고. 빨리 가는 것보다, 지나는 풍경을 눈에 담는 게 이제는 더 중요하니까.

겨울 온천의 김은 매년 나에게 같은 말을 건넨다. 급할 것 없다고, 천천히 오라고. 그 말을 들으러, 나는 또 겨울이면 김이 오르는 탕을 찾는다.

자주 묻는 질문

겨울에 온천을 가면 뭐가 좋나요?
+
찬 공기와 따뜻한 물의 대비가 커서 몸이 데워지는 느낌이 뚜렷하고, 노천탕이라면 김 사이로 보이는 겨울 풍경이 특별합니다. 다만 탕에서 나올 때 급격한 온도 변화에 유의하세요.
노천탕은 겨울에 춥지 않나요?
+
몸은 물에 잠겨 있어 따뜻하고 얼굴만 찬 공기에 닿는데, 이 대비가 오히려 겨울 온천의 매력입니다. 다만 머리가 젖은 채로 오래 있으면 감기 들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온천#겨울#느림#여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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