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들로
온천

혼자 떠난 온천에서 배운 것

동행이 못 오게 되어 마지못해 혼자 떠난 1박. 국밥집 바 자리와 아무도 깨우지 않는 아침이 오래 남았다.

서울 마포에 사는 쉰일곱 출판 편집자 독자가 들려준 첫 혼자 여행 이야기를 나들로가 재구성했습니다. 장소 이름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대학 동기와 둘이 가기로 한 1박이었다. 출발 사흘 전, 동기가 집안일로 못 가게 됐다고 연락해 왔다. 숙소는 환불이 안 되는 날짜였다. 혼자 가느니 그냥 날리자 싶다가, 아까워서 짐을 쌌다. 쉰일곱 해 동안 출장 말고 혼자 떠나 본 적이 없었다. 행선지는 충북의 한 온천 마을이었다.

토요일 오후 3시. 기차에서 내려 군내버스로 갈아탔다. 건너편 부부가 귤을 나눠 먹는 걸 보며 괜히 휴대폰만 들여다봤다. 혼자라는 게 이렇게 티가 나는 일인가 싶었다.

오후 4시 반. 체크인을 하자마자 탕으로 갔다. 이른 저녁이라 한산했다. 동기가 있었다면 "얼른 씻고 밥 먹으러 가자"고 했을 것이다. 혼자니까 그냥 앉아 있었다. 창밖 산 능선이 어두워지는 걸 끝까지 봤다. 한곳을 그렇게 오래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저녁 7시. 식당 두 곳을 그냥 지나쳤다. 4인 탁자에 혼자 앉을 용기가 나지 않아서였다. 세 번째로 들어간 국밥집에는 주방을 마주 보는 바 자리가 있었다. 주인이 "혼자 오셨어요? 여기 앉으세요" 하며 의자를 빼 주었다. 아무렇지 않은 말투가 고마웠다. 국밥을 기다리며 버릇처럼 메뉴판을 교정지 보듯 읽다가 오자를 하나 찾았다. 그 얘기를 들려줄 사람이 옆에 없다는 게 조금 우스웠다.

일요일 아침 6시. 알람 없이 눈이 떠졌다. 깨울 사람도, 깰까 봐 조심할 사람도 없었다. 노천탕에 혼자 앉아 있는데 뒷산에서 새가 울었다. 몇 분이 지났는지 모른다.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보낸 아침, 그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래 남은 장면이다.

돌아와서 바뀐 것

그 뒤로 달력에 한 달에 하루, 아무 약속도 넣지 않는 날을 정했다. 그날은 혼자 어딘가로 간다. 대개는 동네 목욕탕이나 북한산 둘레길 한 구간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혼자 보내는 하루는 충분히 길다는 걸 그 온천 마을에서 알았다.

동기와는 석 달 뒤 같은 숙소에 다시 갔다. 저녁에는 그 국밥집 바 자리로 동기를 데려갔다. 메뉴판의 오자는 여전히 그대로였고, 이번에는 그걸 손가락으로 짚어 보여 줄 사람이 옆에 있었다.

자주 묻는 질문

혼자 온천 숙소를 예약할 때 확인할 것이 있나요?
+
1인 예약을 받는지, 2인 기준 요금을 그대로 받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대중탕 이용이 숙박 요금에 포함되는지도 곳마다 다릅니다.
차 없이 온천 마을에 혼자 가도 괜찮을까요?
+
기차역이나 터미널에서 버스로 이어지는 온천 마을이 많습니다. 다만 군내버스는 배차 간격이 길고 막차가 이른 편이니, 시간표를 미리 확인해 두세요.
#온천#혼자여행#1박#여행#에세이

전국 온천 위치가 궁금하다면 나들로 지도에서 바로 찾아보세요.

온천 지도 열기
온천 글 더 보기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