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윙이 바꿔놓은 아침
서른두 해 동안 다섯 시 사십 분에 일어나던 사람이 은퇴 뒤 알람을 지웠다가, 파크골프 약속 하나 때문에 다시 맞추게 된 이야기.

경북 포항에 사는 예순셋 독자에게 들은 은퇴 첫해 이야기를 바탕으로 나들로가 재구성한 글입니다. 이름과 몇몇 세부는 바꿨습니다.
서른두 해 동안 내 아침은 다섯 시 사십 분에 시작했다. 제철소 협력업체로 가는 통근 버스가 여섯 시 십오 분에 정류장에 섰기 때문이다. 퇴직하던 날 저녁, 휴대폰 알람을 하나씩 지우면서 이제 늦잠은 원 없이 자겠구나 했다.
석 달은 정말 원 없이 잤다. 여덟 시에 눈을 뜨고, 아홉 시에 텔레비전을 켜고, 점심을 먹고 나면 해가 기울었다. 하루가 짧았던 건 아니다. 하루에 모서리가 없었다.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지 모르는 시간이 며칠이고 이어졌다.
그 무렵 아내가 저녁상을 치우다 말고 물었다.
"당신, 오늘 나한테 몇 마디 했는지 알아요?"
대답을 못 했다. 세어 보니 열 마디가 안 됐다.
같은 라인에서 일하던 동료가 강변 구장에 나오라고 한 게 그 주였다. 일곱 시에 보자고 했다. 첫 홀에서 나는 공을 맞히지도 못하고 잔디만 두 번 팠다. 동료는 웃지도 않고 파인 자리를 운동화로 꾹꾹 눌러 덮었다. 여기선 다들 그렇게 한다고 했다.
그날 밤 알람을 다시 맞췄다. 여섯 시 반. 회사 다닐 때보다 오십 분 늦지만, 어쨌든 알람이었다.
일곱 시에 아홉 홀을 시작하면 여덟 시 반에 끝난다. 집에 와서 아침을 먹으면 하루의 첫 일이 이미 끝나 있다. 이상하게도 그다음이 쉬워졌다. 오전에는 시장에 가고, 오후에는 베란다 화분을 손보고, 저녁에는 아내에게 그날 누가 홀인원을 할 뻔했는지 이야기했다. 앞머리가 생기니 하루에 순서가 생겼다.
실력은 아직 별로다. 기준 타수가 서른셋인데 나는 마흔 중반을 오간다. 동료는 반년이면 마흔 밑으로 내려간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게 급하지 않다.
요즘 아침 여섯 시 사십 분이면 현관에 앉아 운동화 끈을 묶는다. 클럽 가방을 어깨에 걸고 문고리를 잡으면 부엌에서 아내가 묻는다. 몇 시에 와요. 여덟 시 반. 그렇게 대답하고 문을 닫는다.
자주 묻는 질문
- 파크골프 교실은 어디서 신청하나요? +
- 시청·구청 체육 담당 부서나 지역 체육회, 파크골프협회 지부에서 입문 교실을 여는 곳이 많습니다. 자세한 방법은 '파크골프 처음 시작하는 법'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 아침 일찍 치면 무엇이 다른가요? +
- 사람이 적어 대기가 짧고, 여름에는 한낮 더위를 피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겨울 이른 아침은 서리로 잔디가 미끄러우니 해가 오른 뒤가 낫습니다.
전국 파크골프장 위치가 궁금하다면 나들로 지도에서 바로 찾아보세요.
파크골프장 지도 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