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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로
파크골프장

지는 날에도 나가는 이유

잘 안 되는 날일수록 집에 있고 싶어진다. 그런데 나는 그런 날일수록 채를 들고 나선다. 그 이유에 대하여.

잘 치는 날은 누구나 나가고 싶다. 문제는 안 되는 날이다. 공이 말을 안 듣고, 몸도 무겁고, 괜히 나갔다가 기분만 상할 것 같은 날. 그런 날 나는 오히려 채를 챙긴다. 오래 치면서 터득한 나만의 규칙이다.

잘하려고 나가는 게 아니다

한동안 나는 '잘 칠 것 같은 날'에만 나갔다. 컨디션을 살피고, 자신 없으면 미뤘다. 그랬더니 나가는 날이 점점 줄었다. 핑계는 늘 있었으니까.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는 잘 치려고 나가는 게 아니라, 나가는 사람으로 남으려고 나가는 거였다. 실력은 그다음 문제였다.

습관은 무너지기 쉽다

한 번 '오늘은 쉬자'고 마음먹으면, 그다음은 훨씬 쉬워진다. 어제 쉬었으니 오늘도, 오늘 쉬었으니 내일도.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 나가는 게 오히려 어색해진다.

나이 들어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건, 대단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리듬을 지키느냐의 문제라는 걸 나는 안다. 리듬이 한번 끊기면 다시 붙이는 데 몇 배의 힘이 든다. 그래서 나는 안 좋은 날일수록, 아주 짧게라도 나가서 리듬을 이어 둔다.

나갔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날

지는 날, 못 치는 날에도 구장에 서 있으면 얻는 게 있다.

  • 몸을 움직였다는 최소한의 성취
  • 집에서 혼자 가라앉지 않았다는 안도
  • 다음에도 나올 수 있는 리듬의 유지

점수는 그날 잊어도 된다. 그런데 '안 좋은 날엔 안 나간다'는 습관이 한번 생기면, 그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걸 나는 안다.

마음이 무거운 날일수록

몸이 무거운 날보다 마음이 무거운 날이 더 위험하다. 우울한 날, 서운한 일이 있는 날은 집에 틀어박히기 딱 좋다. 그런데 그런 날 방 안에 혼자 있으면 생각은 자꾸 나쁜 쪽으로만 흐른다.

그럴 때 억지로라도 채를 들고 나가 잔디를 밟으면, 신기하게도 무거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햇빛을 쐬고 사람과 몇 마디 나누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다시 살아난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돌아보면 살면서 정말 중요했던 건, 잘나가던 시절에 한 일이 아니었다. 힘들고 하기 싫었던 날에도 자리를 지킨 일들이었다.

파크골프도 마찬가지다. 잘 치는 날의 나는 누구나 될 수 있다. 진짜 나를 만드는 건, 안 되는 날에도 채를 들고 문을 나서는 나다. 그렇게 나선 날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됐다.

자주 묻는 질문

실력이 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
누구에게나 정체기가 옵니다. 이럴 땐 결과보다 '나갔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고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오히려 실력 회복의 지름길입니다.
컨디션이 나쁜 날도 치는 게 좋을까요?
+
무리가 되는 통증이 있다면 쉬어야 하지만, 단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 정도라면 가볍게라도 나가 보는 편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됩니다.
#파크골프#꾸준함#습관#마음가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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