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1조에서 배운 관계
파크골프는 혼자 치는 운동이 아니다. 낯선 세 사람과 두 시간을 걷다 보면,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파크골프를 오래 친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점수보다 조가 중요하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싶었다. 지금은 안다. 두 시간을 함께 걷는 사람이 누구냐가, 그날의 전부를 결정한다는 걸.
두 시간을 나란히 걷는다는 것
파크골프는 한 홀을 치고 다음 홀로 걸어서 이동한다. 그 사이사이, 어쩔 수 없이 대화가 생긴다. 날씨 얘기로 시작해서, 자식 얘기, 아픈 데 얘기, 살아온 얘기로 흘러간다.
신기한 건, 마주 앉아 밥을 먹을 땐 안 나오던 말이 나란히 걸을 땐 술술 나온다는 것이다. 눈을 마주치지 않아서일까. 앞을 보고 걸으며 하는 이야기에는 이상하게 부담이 없다. 무겁던 속내도 걷다 보면 슬며시 흘러나온다.
처음 보는 사람과 조가 된다는 것
혼자 구장에 나가면 대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조를 이룬다. 처음엔 이게 참 어색했다. 낯선 사람과 두 시간을 붙어 있어야 하다니.
그런데 몇 번 겪어 보니, 그 어색함은 십 분이면 사라졌다. 함께 공을 찾아 주고, 순서를 기다려 주고, 굿샷에 손뼉을 치다 보면 어느새 오래 알던 사이처럼 편해졌다. 나이 들어 새 사람을 만나는 일이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잘 치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
한동안 나는 잘 치는 사람과 조가 되고 싶어 했다. 배울 게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몇 달 지나 보니,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은 잘 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 내 공이 엉뚱한 데로 가도 같이 찾아 주는 사람
- 자기 점수보다 남의 굿샷에 더 크게 손뼉 치는 사람
- 느리게 걷는 사람 속도에 맞춰 주는 사람
실력은 몇 달이면 비슷해진다. 그런데 이 태도는, 그 사람이 평생 살아온 방식이 배어 나오는 것이라 흉내 낼 수가 없다.
조가 사람을 비춘다
파크골프장에서 나는 사람을 참 많이 배운다. 지고 있을 때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남이 실수했을 때 어떤 말을 하는지. 두 시간을 함께 걷다 보면 그 사람의 진짜 성품이 드러난다.
그래서 나는 요즘 사람을 알고 싶으면 파크골프를 한 게임 같이 쳐 보라고 권한다. 밥 열 번 먹는 것보다, 함께 한 게임 도는 게 그 사람을 더 잘 보여 준다.
관계도 결국 나란히 걷는 일
나이가 들면 새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파크골프장에서 나는 예순이 넘어 새 친구를 여럿 얻었다.
비결이랄 게 있다면, 마주 앉아 서로를 평가하지 않고 그저 같은 방향을 보며 걸었다는 것뿐이다. 관계는 어쩌면 마주 보는 게 아니라, 같은 곳을 향해 나란히 걷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자주 묻는 질문
- 파크골프는 몇 명이서 하나요? +
- 보통 3~4명이 한 조가 되어 함께 돕니다. 혼자 가도 현장에서 다른 분들과 조를 이뤄 치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 낯선 사람과 조가 되면 불편하지 않나요? +
-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함께 걷고 순서를 기다리는 구조라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오히려 그렇게 만난 인연이 오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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