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레인의 낯선 사람들
새벽 6시 자유수영 8년째, 이름 대신 별명으로만 알던 사람들. 그중 한 사람이 두 달 만에 돌아온 날에 관한 이야기.

서울 노원구에 사는 독자(67세)가 들려준 새벽 수영장 이야기를 바탕으로 엮었습니다. 등장하는 분들의 별명과 세부는 바꿔 썼습니다.
새벽 6시 자유수영에 다닌 지 8년째다. 문이 열리기 10분 전이면 체육센터 앞 계단에 같은 얼굴들이 선다. 우리는 서로 이름을 모른다. 대신 내 머릿속에는 별명이 있다.
파란 수모 — 늘 맨 먼저 입수한다. 자유형으로 스무 바퀴를 돌고 정확히 6시 40분에 나간다. 아마 출근하는 사람일 것이다.
평영 선배 — 고개를 물 밖으로 꼿꼿이 든 채 평영만 한다. 빠르지는 않은데 한 번도 서지 않는다. 내가 벽에서 숨을 고를 때면 늘 그분이 옆을 지나간다.
킥판 두 개 — 킥판 하나는 손에, 하나는 허벅지 사이에 끼고 팔 동작만 연습한다. 3년째 그렇게 하고 있다.
노란 수경 — 내 바로 뒤에서 출발하는 사람이다. 나보다 조금 빨라서, 벽에 닿으면 내가 옆으로 비켜 준다. 그러면 그는 꼭 손을 살짝 들어 보인다.
이것이 우리가 나누는 대화의 전부다. 손 한 번, 고개 한 번.
노란 수경이 안 보이던 두 달
재작년 겨울, 노란 수경이 나오지 않았다. 일주일쯤은 그런가 보다 했다. 한 달이 지나자 벽에서 쉴 때마다 뒤를 돌아보게 됐다. 파란 수모에게 물어볼까 하다가 그만뒀다. 그 사람 이름도 모르면서 다른 사람 안부를 묻는 게 어색했다.
두 달째 되던 날, 탈의실 사물함 앞에서 그를 다시 봤다. 얼굴이 조금 야위어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그는 손을 드는 대신 먼저 말을 걸었다. 어깨 수술을 하고 쉬었다고 했다. 처음 들어 보는 그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낮았다.
이름
그날 우리는 물에 들어가기 전, 탈의실 앞 의자에 앉아 오 분쯤 이야기를 했다. 그는 근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하다 지난해 그만뒀고, 나보다 두 살 아래였다. 일어서면서 그가 자기 이름을 말했다. 나도 내 이름을 말했다. 8년 만이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그는 내 뒤에서 출발했다. 벽에서 내가 비켜 주자, 그는 손을 드는 대신 "형님, 먼저 가세요" 했다.
자주 묻는 질문
- 새벽 자유수영은 언제 가야 덜 붐비나요? +
- 출근 전에 운동하려는 사람이 몰려 개장 직후가 붐비는 곳이 많습니다. 여유 있게 돌고 싶다면 문 여는 시각보다 조금 늦게 들어가 보고, 요일별로 붐비는 정도를 살펴보세요.
- 레인 끝에서 쉴 때는 어디에 서야 하나요? +
- 벽 한가운데보다 레인 줄 쪽 가장자리에 붙어 서야 뒤에서 오는 사람이 벽을 짚고 돌 수 있습니다.
전국 수영장 위치가 궁금하다면 나들로 지도에서 바로 찾아보세요.
수영장 지도 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