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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로
등산

같은 산을 백 번 오르는 이유

사람들은 새로운 산을 찾아다닌다. 그런데 나는 같은 산만 오른다. 지겹지 않냐고 묻는 이에게 하고 싶은 말.

등산 좋아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어느 명산을 다녀왔냐고 묻는다. 그런데 내 대답은 늘 시시하다. 나는 집 뒤 야트막한 동네 산만 오른다. 벌써 몇 년째, 같은 산을. 지겹지 않냐고들 한다. 전혀.

같은 산은 매번 다르다

같은 산이라고 같은 산이 아니다. 봄엔 진달래가 피고, 여름엔 그늘이 짙고, 가을엔 단풍이 들고, 겨울엔 앙상하다. 같은 길을 걸어도 계절마다 완전히 다른 산이다.

무엇보다 오르는 내 몸이 매번 다르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가뿐하고, 무거운 날은 힘겹다. 같은 오르막에서 오늘의 나를 어제의 나와 견주게 된다. 그 산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익숙함이 주는 것

새로운 산은 설레지만 준비가 많이 든다. 길을 찾아야 하고, 시간을 계산해야 하고, 긴장해야 한다. 같은 산은 그럴 게 없다.

  • 어디서 쉬어야 할지 몸이 안다
  • 무리인지 아닌지 스스로 가늠된다
  • 부담이 없으니 자주 가게 된다

그래서 나는 자주 오른다. 대단한 산 한 번보다, 동네 산 백 번이 내 몸엔 훨씬 이롭다.

나무 한 그루와 친해진다는 것

같은 산을 오래 오르면 길의 세세한 것들과 정이 든다. 중턱의 큰 소나무, 약수터 옆 바위, 늘 앉아 쉬는 벤치. 그것들이 마치 오래된 벗처럼 느껴진다.

작년 태풍에 그 소나무의 큰 가지가 부러졌을 때, 나는 진짜로 마음이 아팠다. 남들 눈엔 그저 나무 한 그루겠지만, 나에겐 몇 년을 함께 계절을 넘긴 친구였으니까. 한곳을 오래 드나든다는 건, 그렇게 풍경과 정을 쌓아 가는 일이다.

멀리 있는 명산보다 가까운 뒷산

사람들은 멀고 높은 산을 동경한다.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나를 정말 살리는 건, 큰맘 먹고 다녀오는 명산이 아니라 오늘 아침 가볍게 다녀온 뒷산이라는 걸.

같은 산을 백 번 오르는 일은 지루한 반복이 아니다. 그건 매일 조금씩 나를 확인하는 일이다. 오늘도 나는 그 산에 오른다. 어제와 같은 길을, 어제와 다른 몸으로. 그리고 내일도 아마 그 길을 걸을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매번 같은 산만 올라도 운동이 되나요?
+
됩니다. 익숙한 산이라도 오를 때마다 몸 상태와 계절이 다르고, 꾸준함 자체가 건강에 가장 좋습니다. 접근성이 좋아 오히려 자주 가게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가까운 동네 산부터 시작해도 될까요?
+
가장 좋은 출발입니다. 집에서 가까워 부담이 적고, 익숙해지면 조금씩 더 높은 산으로 넓혀 가면 됩니다.
#등산#동네산#반복#일상#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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